모래시계
모래시계
송현 이영태
태초의 시작과 끝을 알고 있는
찬란한 해와 달과 파도가 씻어 낸
보석 가루 같은 모래알로
누가 최초 짤록한 저 호리병에다
기상천외하게 시간을 가두었을까?
아마 나처럼 절박했을 거야
스치듯 낯설게 달아나버리는
그 세월을 믿다가 청춘을 다 버린
어리석도록 방황한 삶
사락사락... 미세하게 들리는
모래시계의 한정된 그 소리가
귓가에 세월의 속삭임을 전하 듯
돌아갈 수 없는 서러운 인생에게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자꾸 분통 터지게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