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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우체통

홍현정 0 380 0

삶의 우체통


月花/홍 현정


소슬바람 부는 가을입니다

나뭇잎 숨결로 허전함이 밀려드네요

햇살 푸른 9월의 아침

코스모스 꽃내음 풍겨드는 들녘을 달려

긴 하루를 품어내 봅니다


청명한 하늘 입꼬리 올라갈 때

공상에 젖은 옛사랑 그리움으로

툭, 날아오르면 설레는 마음

살짝 매만져 단풍 잉크로 써 내려가는

붉은 결실의 입맞춤 누구일까요


정처 없는 바람으로 날아와

그 뜨겁던 여름을 견딘 인고의 날들

꽉 막히게 숨 막혔던 시간

모두가 참아 낸 모습 대견하지요

조금만 더 참고 같이 가는 겁니다


살면서 눈물짓던 후회의 날들

지루했던 포기의 옷 벗어던지고

노장의 환한 미소 황톳빛으로 익혀가며

여유롭게 오는 계절 또 만나야지요

당신, 우체통은 아직 파란색이니까


2020.9/14~9/25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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