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고백의 낙서
깊은 고백의 낙서
月花 홍 현정
떠나가는 오월 그쯤에
초록 잎이 짙게 반짝인다
담벼락 커튼을 드리운
담쟁이가 쭉쭉 뻗어 나갈 때
장미는 꼿꼿이 가시를 세우지
여름을 누리기 위해
몸단장이 한창인 들풀처럼
무성한 청춘이 부럽다
삶의 전환기를 마중하며
근본적 고뇌를 떨쳐낼 수 있을까
망설임 없이 감정을 뜯어내며
혓바닥 근육을 언어로 풀어내는
창작이 필요하다
오월이 장밋빛 혈흔이라면
유월은 신록에 피어나는 나의
시 공장을 짓는 일이다
집중하던 고독을 만나면
어둡던 구석에 연막을 펼쳐야지
느리게 천천히 눕는 어둠의
외로움을 만나도 처량하지 않게
계절의 몸뚱이를 애무할 거니까
2025.5/26~6/3 발행
평택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