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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고백의 낙서

홍현정 0 148 0

깊은 고백의 낙서


月花 홍 현정


떠나가는 오월 그쯤에

초록 잎이 짙게 반짝인다 


담벼락 커튼을 드리운 

담쟁이가 쭉쭉 뻗어 나갈 때

장미는 꼿꼿이 가시를 세우지


여름을 누리기 위해 

몸단장이 한창인 들풀처럼

무성한 청춘이 부럽다


삶의 전환기를 마중하며

근본적 고뇌를 떨쳐낼 수 있을까


망설임 없이 감정을 뜯어내며

혓바닥 근육을 언어로 풀어내는

창작이 필요하다


오월이 장밋빛 혈흔이라면

유월은 신록에 피어나는 나의

시 공장을 짓는 일이다


집중하던 고독을 만나면

어둡던 구석에 연막을 펼쳐야지


느리게 천천히 눕는 어둠의

외로움을 만나도 처량하지 않게

계절의 몸뚱이를 애무할 거니까


2025.5/26~6/3 발행

평택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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