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그리며
휴가를 그리며
月花 홍 현정
언어를 통해
마음을 주고받고
영혼의 탈골로 꽃을 피우는
시의 이야기
나는 지금 홀쭉하게
식욕부진의 여름을 타고 있어요
비가 오지 않는 장마의 가뭄
타들어 가는 숨살이의 다이어트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목마름에
튼실한 알몸은 말라갑니다
뜨거운 등살에 붙은
폭염의 기생충을 떼어 낼 생각에
불면도 불사하는 밤입니다
따로 또 같이
그늘을 향한 내 안에 충동들이
쉼을 찾아 나설 때
초록에 물든 하얀 꽃잎
그 뜨거운 온도를 알 것 같아요
기꺼이 버릴 것 버리고
붉은 심장의 야경으로 이끌려
떠나고 싶어요
그대만 잠깐, 허락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