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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그리며

홍현정 0 13 0

휴가를 그리며


月花 홍 현정


언어를 통해

마음을 주고받고

영혼의 탈골로 꽃을 피우는 

시의 이야기


나는 지금 홀쭉하게 

식욕부진의 여름을 타고 있어요


비가 오지 않는 장마의 가뭄

타들어 가는 숨살이의 다이어트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목마름에

튼실한 알몸은 말라갑니다


뜨거운 등살에 붙은

폭염의 기생충을 떼어 낼 생각에

불면도 불사하는 밤입니다


따로 또 같이

그늘을 향한 내 안에 충동들이 

쉼을 찾아 나설 때


초록에 물든 하얀 꽃잎

그 뜨거운 온도를 알 것 같아요


기꺼이 버릴 것 버리고 

붉은 심장의 야경으로 이끌려

떠나고 싶어요

그대만 잠깐, 허락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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