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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야기

전수남 0 601 1

        행복이야기 

 

                     예목/전수남

 

없이 살아도 사랑이 충만한 가정

할머니가 저녁상을 물리면

여섯 살 석이가 동요를 흥얼대고

누나가 한 소절 거들며 웃음꽃이 피는데

언제쯤 오실까

아버지의 발걸음소리 기척이 없어

창호지 문틈으로 숨어들어온 훈풍이

밤새 윗목에서 보초를 선다.

 

아랫목에 묻어둔 놋그릇 밥 한 그릇

열기는 식어가도 가족사랑이 스며들어

따스함을 잃지 않는데

힘겹게 비탈을 오르는 고물 자동차처럼

매일이 힘에 부쳐도

행복은 마음속에 있나니

시린 발도 꽁꽁 언 손도 녹이는

함께하는 사랑에는 행복나무의 꽃이 핀다.

 

(2020.2.21.)

사진 : 박근석 작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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