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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밤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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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린 밤송이

 

                      예목/전수남

 

여린 가시 옷을 입고

꼿꼿이 고개를 쳐들어

바람도 눈 흘기며 비껴가지만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에

속 알은 튼실해져가네

 

고슴도치 흉내라도 낼 양

곧추세운 초록가시는

음험한 접근을 애초에 불허하여

사랑의 눈길조차 외면하고 마는데

여물어가는 깊은 속을 누가 알까

 

스스로 겉옷을 벗기까지는

햇살의 다독거림에

셀레는 마음 감싸줄

보살핌의 시간이 필요해

앙다문 입술 벌릴 때까지

내면의 성숙을 기다려야 한다네.

 

(2016.8.23)

*사진 : 고운사랑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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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이승은 2019.08.23 10:00  
스스로 벗겨질때 까지의 긴 시간을
홀로 지새우다보면 어느새 밤송이도
익어가더라구요
우리네 삶을 보는듯 하네요
즐거운 불금 보내시구
주말 행복하세요
전수남 2019.08.24 08:50  
감사합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윤석진 2019.08.23 21:11  
앙다문 입술
천천히 기다림으로 요

가을이 오듯 자연의 순리를 따라서 요.
전수남 2019.08.24 08:51  
감사합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