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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하오의 산사

전수남 2 1181 0

   한여름 하오의 산사

 

                           예목/전수남

 

지리산 끝자락 무성한 녹음에 둘러싸여

삼매경에 빠진 산사

천은사 극락보전 마루턱에 걸터앉아

바람이 지나간 뒤를 쫓는다

 

넓은 절간 마당을 배회하는

하오의 숨결이 졸음에 짓눌리면

시간도 정지된 채

만사(萬事) 흐름조차 멎는데

 

산과 하나 된 산사의 침묵

수도자의 묵언 수행이 절정에 달하고

선승(禪僧)도 노송(老松)도 객()마저

내면의 소리에 심취되어

도량의 구도(求道)가 정적 속에 잠기네.

 

(2016.8.22)

*도량(道場) : 불도를 수행하는 절이나

승려들이 모인 곳.

사진 : 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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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윤석진 2019.08.24 14:18  
산과 하나 된 산사의 침묵...
정적 속 잠기는데

감상하고 갑니다.
전수남 2019.08.25 08:48  
감사합니다.
휴일 편안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