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의 동자승

큰스님의 동자승

/ 門下 

내가 강 건너에 노니는

두루미 한 쌍을 보고 있을 때

너는 무엇을 보았느냐

네 스님

저도 한마음으로

금실 좋은 두루미를 보았습니다

예끼 이놈아

네놈 눈엔 두루미만 보이더냐

네 그 옆에 원앙도 보았습니다

아니 되겠구나

생각이 없으면 마음이 가질 않고

마음속에 감정이 없다면

느낌 또한 가질 수가 없음을

어찌 모르고 있었단 말이냐

냉큼 가서 두레박에 물이나

한 바가지 길어 오너라

냉수 먹고 속차린 동자가 이르길

사실은 큰스님의 넓으신 마음속에

무엇을 담고 계실까

깊이 생각하고 있었아옵니다

그래 무엇을 보았느냐

두루미 암컷의 몸에는 

예쁜 알들을 지니고 있었고

수컷은 둥지를 지을 

재료들을 모으고 있었사옵니다

원앙은 금실 좋은 부부연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살기를 바라는 

제 마음 밭에 새였습니다

참으로 신통하구나

부처님에 가르침을 게을리 하지 말고

속세에 대한 사유를 네 맘대로 

생각해서는 절대 아니될 것이니라

알겠느냐  

명심하겠사옵니다 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