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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어난 불씨

정구화 0 405 0

다시 피어난 불씨


                 / 門下



천리 먼 길에 있는

당신을 내 어찌 찾아왔겠소

용한 점집에

들려왔나 보구려


세상 참 좁더군요

오는 길에 크고 작은 것들을

눈에 맘껏 담아 왔다오


눈 덮인 숲속에서

올빼미는 귀로 찾았고

드넓은 평야에서

독수리는 눈으로 찾았어요


우거진 숲속에선

호랑이가 눈과 귀로 찾았고

풍뎅이는 냄새로 찾았지요


나는 저들보다도

머나먼 곳에 있는 당신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았어요

문패도 걸지 않은 당신을

내 어찌 찾았겠소


귀도 눈도 아닌

그대와 나만이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텔레파시로 당신을 찾았어요


쉽지 않게 빛낸 사랑

세상 빛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마음속에 부싯돌이 있는 한

불씨는 결코 꺼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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