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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尾扇) 나무

정구화 0 433 0

미선(尾扇) 나무


              / 門下 



아름다움의 대명사 격인 

3대 원칙중

미선만을 고집하는  너

진한 향기는 대표적인 상징임에

일찍이 빼버렸을 터


지금 이 순간

내 입술은 닫힐 줄을 모르고

손 끝에 이는 자기장에

넋이 나간 채 굳어버렸다


현기증이 난다

절벽 위에 올라 서서

백리 아래 선녀를 보고 있는 듯

그것도 반라가 아닌 나신을


고고한 자태

내 몸엔 수많은 동요가 일고

천리 뼛속으로 천천히 빨려 든다


언제부터

이 자리에 머물고 있었는지

팻말 하나 적혀있는

네 몸을 느리게 거슬러 오르지만

등본은 있는데

초본을 떼어 볼 수가 없다


유인원은 알고 있을까

공룡은 입술이 마른지 오래고

알을 품은 채 숨 쉬고 있는

태곳적 마그마는 알까


오랜 세월

숨죽인 시간들로 다듬어진

아름다움이야 무량한계가 아니던가

너의 고운 입술 훔칠자 누구인가


아 ! 무슨 일이 벌어질 듯

마른 입술이 젖고 있다니

나는 지금 제 3의 목격자가 아닌

사랑의 도둑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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