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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에 피어난 꽃

정구화 2 867 0

주막에 피어난 꽃


                 / 門下



어허

달을 벗 삼아 찾아왔는데

샛별을 보고 나서는 길에

어찌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가


여보게 주모

술에 마취제라도 집어넣은 겐가

왜 이리 내 발목이 배배 꼬여

풀리질 않는단 말이오


강산을 몇 바퀴 돌아 봤어도

이 같은 일은 없었는데

주모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심심산천에

피지 못한 꽃봉오리를

화려하게 피워준 

나으리가 아니시옵니까

쇤네 죽어도 여한이 없아옵니다


지난밤 술에 곯아떨어져

꿈속에서 귀티 나는 아리따운

여인을 보기는 했소만

내 무슨 꽃을 피워줬다는 게요

내  꿈이 잘못됐나 보구려


꿈속에서 이루어진 사랑이라

길가는 바람도 모를 일이요

하늘 가는 구름도 모를 일이로구나

2 Comments
윤석진 2020.04.26 21:26  
저도
모를 일이지요
정구화 2020.04.27 20:53  
ㅎ 안다고 하시면 나으리가
민망해 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