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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보고 있나요

정구화 0 358 0

그대 보고 있나요


                   / 門下



부르고 또 부르다 목이 메어

마른 기침으로 맞서 싸우는 적막한 밤

식식대며 부는 찬바람에

낙엽만 이리저리 뒹굴어 대는

이 밤도 그대 그리움에 젖어드네


찢긴 문풍지 새로

드나드는 설풍에 맞서 이리 누이고

저리 누워봐도 온기 잃은 방고래는

냉 냉하기만 한데


폭풍우 속에도 꽃은 핀다는데

두 손 맞잡고 단풍 잎새 사이를 거닐던

그곳엔 몇몇 해 내리던 흰 눈이

발자국마저 지워 버렸고


시렁 아래 구석진 자리에 놓여

정겹도록 울어대던 다듬질 소리는

밤만 되면 홀로 두드려 대는지

풀 먹인 광목천은 뽀얀 먼지만 쌓인 채

햇대에 걸려 꼼짝을 않는구려


밤마다 보고픔에 젖은

그대 그리움마저 식지 않을까 두려워

당신이 쓰던 바느질 그릇에 담긴

골무를 손가락에 끼워봐도

맺힌 이슬은 베갯잇만 적신다오


그대 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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