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3
어제
623
최대
3,402
전체
964,074

목숨을 건 도전

정구화 0 341 0

목숨을 건 도전


/ 門下



사방에 숨겨진 덫을 보고도

흐린 눈빛으로 칼날에 올라선 채

정복이란 일념 하나에 목을 내걸었다


걸려든 사냥감을 감싸듯

만년설로 검은 속내를 감추고

뾰족한 송곳니만을 드러내 보인다


구름도 옷자락이 걸려

송곳니에 찢긴 채 넘나들거늘

무거운 짐을 가득 짊어지고 덜컹거리는

심장에 반드시 必 도장은 왜 찍는지


갈 때도 친구

돌아올 때도 친구여야 하거늘

겁에 질린 눈동자는

향불에 피눈물을 왜 쏟아붓는가


높이 나는

독수리의 눈매를 보라

먹이라곤 눈뜨고 찾아볼 수 없는

하얀 설산 위를 날며

무엇에 눈독을 들이고 있겠는가


원혼들의 울부짖는 소리

너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니

크레바스에 목줄을 걸어놓고

반짝이는 송곳니를 탐하지 마라


한 번쯤 눈감아 줬음에

이상의 나래에 행운을 요하지 말고

쉽사리 내어주지 않는 山의 위엄을

이겨내야겠다는 정신만으로

적대시하지 말며 과소평가하지 마라


너의 목숨에

담보가 설정돼 있음을 기억하라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