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건 도전
목숨을 건 도전
/ 門下
사방에 숨겨진 덫을 보고도
흐린 눈빛으로 칼날에 올라선 채
정복이란 일념 하나에 목을 내걸었다
걸려든 사냥감을 감싸듯
만년설로 검은 속내를 감추고
뾰족한 송곳니만을 드러내 보인다
구름도 옷자락이 걸려
송곳니에 찢긴 채 넘나들거늘
무거운 짐을 가득 짊어지고 덜컹거리는
심장에 반드시 必 도장은 왜 찍는지
갈 때도 친구
돌아올 때도 친구여야 하거늘
겁에 질린 눈동자는
향불에 피눈물을 왜 쏟아붓는가
높이 나는
독수리의 눈매를 보라
먹이라곤 눈뜨고 찾아볼 수 없는
하얀 설산 위를 날며
무엇에 눈독을 들이고 있겠는가
원혼들의 울부짖는 소리
너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니
크레바스에 목줄을 걸어놓고
반짝이는 송곳니를 탐하지 마라
한 번쯤 눈감아 줬음에
이상의 나래에 행운을 요하지 말고
쉽사리 내어주지 않는 山의 위엄을
이겨내야겠다는 정신만으로
적대시하지 말며 과소평가하지 마라
너의 목숨에
담보가 설정돼 있음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