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6
어제
623
최대
3,402
전체
964,067

고려장(高麗葬)

정구화 0 392 0

고려장(高麗葬)


                  / 門下 



仁者樂山이라 하여

산을 등져 본 적이 없거늘

홀로 남겨두고 길 떠나는 행태는

무슨 까닭이란 말인가


키 작은 새끼들을

애지중지 지극정성으로 길러 놨더니

제 어미를 악마의 소굴 산골짝에 두고

뒤도 안 돌아본 채 줄행랑이라


세상 천지에 빛이 벌거숭이 몸을

환하게 비출 때 무엇을 먼저 찾았는가

엄마의 젖 동산에서 재롱 피우다

아빠 엄마가 됐음을 잊었는가


자식이 굶주리고 있다 하여

병든 노모를 저승 지게에 짊어지고

날짐승들이 먹이 찾아 헤매도는

깊은 산중에 버려두던 지난 옛 시절


뼈아픈 시절의 관습이 끊길까

지금도 여전히 맥을 유지해 나가는

버르장머리 없는 심성이라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

빠져나올 수 없는 산송장들의

거처에서 제 발로 걸어 나온 사람을

본 적이 있다던가


그곳은 바로

생지옥으로 숨이 끊겨야 나오는

낙원이 아닌 현대판 고려장이 아닌가

하나만 기억해 두시게

나쁜 관습은 대물림된다는 것을,,,,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