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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눈 감을 때

정구화 0 429 0

꽃이 눈 감을 때


/ 門下



누구를 기다릴까

첫날밤을 애타게 기다리는 꽃송이

님이 어느 때 오리란

약속도 보장도 없거늘

수심 가득 안고 밤을 지새운다

이대로 기다림 마저

시든다면,,,,


얼굴도 모른 채

외로운 몸짓에 분가루만

열심히 날리우고

눈은 멀뚱히 허공을 향한 챔질에

마음 삭힌다지만

걸려드는 건 하얀 어둠뿐

오지 않는 님 생각에

기다림이 몹시도 외롭다


눈부신 햇살을 갈라

시선 끝에 점하나 휙 지나고

눈동자가 팽그르르

작은 비행체에 몸 실은

낭군이 바람결에 휑하니 지나다

어여쁜 각시를 보고

팔짝 뛰어내린다


하마터면

기다림에 지친 각시를 두고

찾아 헤맬뻔했다

꽃잎에 앉아 서로를 부둥켜안고

희열을 참지 못하는

낭군과 각시


해는 떨어져 어둑한 밤

먼 하늘에서 날아온

작은 별들이 밤을 가르고 내려앉아

소곤소곤 사랑놀이에 푹 빠진

꽃이 눈 감을 때

어둠을 찢고 서로 밀쳐대며

시시덕대느라

날이 새는 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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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 : 암술  낭군 : 수술  비행체 :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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