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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잎의 추억]

이수진 2 1322 1
[댓잎의 추억]

 
가리산 산허리
마을로 내려와 기웃대던 운무 대숲을 휘감고
여우비 전설이 무지개다리 걸어놓는다

한 뼘씩 키우던 유년의 꿈이
죽순처럼 웃자라 키 재기 하다 오일장 나선다

경운기가 달리던 다리 밑
아버지의 장난이 물수제비 띄우고
첨벙첨범 물결을 일으킨다
 
다슬기 줍던 오누이의 따듯한 미소
손 내미던 막내
개울가 멱 감던 동네 개구쟁이들
새털구름으로 알몸 가리고
노을빛 파고들어 옛 이야기 풀어놓는다

중년의 여인이 댓잎 위 하얗게 쌓인 겨울을 껴안는다

낙동강 물줄기 따라 
팽나무 벚나무는 여전히 반기는데
뒷산 댓잎 소리만 숨을 죽인다

2 Comments
조만희 2020.04.06 21:09  
아름다운 가리산의 풍경이
눈앞을 환하게 밝혀주네요
언제나 늘 그리운 고향입니다
시인님 덕분에 마음 푸근한 밤이네요
감사합니다
이수진 2020.04.11 13:43  
선생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