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달맞이꽃
늦게 핀 달맞이꽃
고송 정종명
어둠이 새록새록 잠든 밤
별은 구름 타고 놀고
초승달 강기슭에 초롱이는
누이의 앞섶에 내려앉아
정 나누는 야한 시간
뒤산 부엉새도
사랑의 세레나데에 휘청이는
야심한 밤은 새벽으로 기우는데
철 만난
풀벌레 찌르레기 아름다운
하모니에 깊어가는 가을날
밤새 달 바라기에 떨고선 누이
새벽이슬 님의 눈물인 듯
젖어버린 머리 풀고
측은지심 고개 숙여 맞이하는
먼동에 무정한 낭군은
희미한 시야에서 멀어져 흔적 없고
강둑에 홀로선 여인
젖은 옷 햇살에 펼쳐놓고
늦게 핀 만큼 열열한 사랑에
목 길게 빼어 님 우러러
갈바람에 몸 맡긴 채
흔들흔들 졸고선 사랑.
2020. 0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