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고양이
밤 고양이 (1,337)
고송 정종명
어둠 내려앉은 정관 재 오솔 길
터벅터벅 홀로 추억 들춰 걷는 길
돌부리에 발가락 채이며
조마조마 무서움에 등줄기 오 삭해도
너 얼굴 한 번 더 본다는 신념에 오늘도
야행성 도둑고양이처럼 어둠을
뚫고 간다
희뿌연 동살에 등 떠밀려
돌아오는 길 이슬에 흠뻑 젖어
으스스 냉기 바짓가랑이 훌치면
너 남겨둔 자리 돌아 보고 또
돌아보며 텅 빈 가슴 스리고 아팠다
너의 기억 언저리엔 나라는 존재가
있기나 할까만...
피가 끓던 청춘 밤마다 넘던 고갯길
귀머리 찔레꽃 피어 다시 밟으니
기억은 뚜렷한데 어디에도 없는 너의 흔적
행여 너 향기 남았을까 코 컹컹거려보지만
그리움에 무뎌진 코는 체취를 분간치 못하고.
2021. 0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