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지 못한 가을 연서
전하지 못한 가을 연서 (1,464)
古松 정종명
잔잔한 하늘 가득 빛살이 내리고
오색 잎새들 살가운 바람에 몸을 싣는다
가벼운 바람이 가을의 말을 전하며
들녘을 휘돌아 우듬지로 오르면
알알이 영 걸어 고개 숙인 알곡들 구수한 내음에 출렁이는 황금물결
미처 전하지 못한 가을 연서
가슴에 품고 해맑은 미소 흘리며
홀로 선 허수아비는 어둠 내린 들녘에서 잠들지 못한다
밤바다를 수놓던 풀벌레 애절했던 사랑의 하모니도 차츰 잦아들고
계절은 처연히 바통을 넘긴다.
2021. 10.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