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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투른 광대

정종명 2 504 0

서투른 광대


                                  古松 정종명



유월의 이른 더위가 열기를 토하는

텃밭엔 바싹 마른 흙이 허물 거린다


무명치마저고리 입은 엄니 이마에 수건 동여매고 콩밭 매는 어깨엔 어느새 흥건히 젖었다

까무잡잡한 얼굴엔 구슬땀 손등에

낙화로 소금꽃피웠다


밭골에 앉아 열무 뿌릴 골 짖는 호미 끝에 부딪히는 잔돌들의 아우성 귀에 아픔으로 울린다

이네 이마를 타고 흐르는 짠물 눈에 들어 얼얼한 쓰라림에 목이 멘다


어쩌다 하는 일 허리 다리 어깨 통증 매 맞은 것 같은데 허구한 날 해오신 엄마의 허물어진 몸에 백약이 무효하니 자식 위한 희생이었다


씨앗 뿌리는 손끝이 떨리는 것은 아직도 서투른 광대의 삶 때문일 테지.


2020.   07.   09.

2 Comments
윤석진 2020.07.10 02:22  
서투른 광대
감상하고 갑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정종명 2020.07.11 07:59  
언제나 한결같은 사랑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