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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화

잊겠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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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겠다는 말


                             / 유화


지우겠다는 말은

내가 곧 대상을

잊을 수 없다는

시간을 읽는 말이니

지금으로부터

정녕 잊을 때까지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호숫가는

참혹히 지워야

빛나게 출렁이므로

물결을 안고서

아스라히 잠기던가요.

차마 눈을 감는 건

지울 수 없다는 겁니다.


만약 어느 때라도

볼 수 있는 건

아름다움 일겁니다.

모두 지울 수 없어

잊겠다는 말은

시간이 시간 속에

없다는 말일 것입니다.


사랑은 불변하지 않는

다 같은 말을 지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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