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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화

나무의 자서전

유병화 0 196 0

나무의 자서전


                                      / 유화


가을 모두 다 물들고

지우고 나서

우리가 왜 떠날 수 없는지

하늘도 내려야 하는지

알았으면 좋겠어-


너만을 위해 있었던 

그 여름 약속

가슴으로 거두기 위한 건

한 생애 그리 물들이다 

떠나는 것이라는


일생이 그저 흘러도

떠나지 않는 

바탕으로 산다는 생명은

늘 고요를 받들고 있어

엄중한 것이려니


침묵은 가을을 물들인 

생의 가장 깊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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