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본 적 있나요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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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1 23:31
그래 본 적 있나요
김 정 애
내 안에 성장통 같은
가슴앓이해본 적 있나요
이별의 간극 너무 벌어져
그 틈새로 쉼 없이 흐르는
설움 끌어안고 상심 삭여
본 적 있나요
옮겨 가는 계절에 서성이다
기억 창고에 숨겨 두었던
애틋한 첫사랑 꺼내어
수신 불가 편지 쓰고 싶은 적
있나요
살며 살며
지우고 싶은 기억 하나 때문에
꺾어 버린 꽃처럼
시들길 바라며
버리고 싶은 적 있나요
흔하디흔한 말 한마디
해야 했는데 못 해 아쉬운 적
있나요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푸석해진 마음에
하늘에 몇 조각구름과
실바람 끝에 매달린 나뭇잎을
가슴 한켠 살짝 걸쳐 놓을 때
마음에 평안의 강줄기
흐른 적 있나요
마트료시카에 숨어 있는
인형 속에 또 인형을
자꾸만 꺼내 보고
나를 안아주세요
의미를 알곤 혼자
웃어 본 적 있나요
그렇게
세월에 묻어가다
이 화려한 꽃들의 잔치에
몇 번이나 참여할 수 있을까
생각한 적 있나요
반짝이는 햇살에
눅눅한 마음 널어놓고
살아간다는 게
사소한 일에 감동하고
희구하며 사랑하는 것임을
되뇌어 본 적 있나요
그래 본 적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