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김정애
2
2165
0
2019.02.01 23:23
무제
김정애
지난밤
쓰다만 시어들
꿰지 못해
알알이 흩어져 버려도
늘 꿈같은 세월 속에
녹아내린다
그리움의 길은
여전히 뼛속에
묻혀서 진액을 내고
열매 속 배아처럼
세포 분열을 일으킨다
마음 비운다 해도
비운 만큼 채워지는
눈물보다 더 고운 그리움은
봄볕 쬐듯 웅크리고 있다
지독한 외로움
음악 하나만으로도
견딜 수 있음에
뽀송뽀송한 하루가 되어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