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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나의 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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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나의 날들아


            신춘선




넓은 호수에

작은 나룻배 한 척 띄우고

떠오르는 아침해를

맞이하고 싶다


복잡한 만원버스나 전철에 끼어

흔들리고 부딪치는 멀미에

나오는 욕찌끼 꿀꺽 삼키던

젊음은 이미 서산을 넘었지만


아직 푸른 숨을 느낄 수 있는

물 맑은 잔바람 흔들거리는 

호숫가 등걸 되어진 나목에 기대어

하늘 벗하여 노래하고 싶다


젊음의 서러움 윤슬 되어 흔들리는

잔물결에 떨어진 어부의 비늘 같은

붉은 노을을 헤아리며 살아온 걸음을

산등성이 넘어가는 해 같은 생을


묵묵히 바라보며

고개 한 번 끄덕이고 싶다

잘 살아왔노라고 

흘렸던 눈물 반짝임을 찬양하고 싶다



2021-01-08

1 Comments
학리 정병운 2021.02.06 04:44  
아직
서산을 붉게 물들이며
빛나고 있습니다
추억은 아름답지만
자랑스러운 시인님의 자화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