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김병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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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20:10
비밀의 숲
청정.김병효
하늘 닿을 듯 빽빽한 나무들이 배시시 기지개를 켜고
서로가 달콤한 햇살을 먹는다
바람이 지나는 길목
저 부드럽게 스미는 안개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지그시 눈을 감고 박동하는 심장 소리를 듣는다
보이지 않는 숲 속의 향기
살며시 손을 내밀어 부드러운 바람을 잡는다
밤새 땅을 파던 고슴도치는 어디로 갔을까
그냥 무심결 그 길을 따라나선다
아직도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안개가 한참이다
따뜻한 어머니 품 같은 햇살도
따라나선다
얼마쯤 걸었을까
노루 한 마리 목을 축이다
화들짝 달아나고
고요한 연못이 아름답다
선물같은 이 짧은 순간
풍광 속에서 순해진 마음을 품고
있는 듯 없는 듯 고요 속에 그 들은 서로 기대며 살아가고
곱게 마름질할 수 있는 자연 속에 마음 다 내려놓고
내 안에 따뜻한 미소를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