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의 꿈
김병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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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6 16:51
♥애벌레의 꿈
청정 김병효
절골된 뼈는 제 몸 하나 세우지 못하고 거미줄에 기댄지 오래다
숱한 세월,
사라져 가는 시간은
농 깊게 각질 되어 더덕더덕 쌓여 있다
추락하는 물방울 한 점
찰라,
피사체의 예리한 초점 속으로
빠져든다
정지된 시간 위로
어긋난 뼈들이 뾰족이 날 세워
녹슨 꽃으로 되살아나고
녹물 번진 틈 사이 다시 지피려는
저 모진 힘
고치 속
우주가 꿈틀 꿈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