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의 시간을 사 갔을까
이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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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3 23:04
누가 나의 시간을 사 갔을까/ 운월
여보게 마누라
나는 취했네
정신도 없이 취했다네
소주잔에
오늘을 팔아먹었어
잘했지?
누가 사 갔을까
장사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누가
나의 시간을 사 갔을까
혹여 그대인가?
나는 오늘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쓰디쓴 소주 한 잔
사 먹었다네
어깨에 짊어진 삶의 보따리
하나씩 풀어놓으며
달콤한 맛은 아껴서 음미하고
쓰리고 아린 맛은 차마 뱉어내지 못하고
목구멍 속으로 꾹꾹 밀어 넣었다네
여보게 마누라
다음엘랑 둘이 같이
달콤한 추억을 풀어놓고
가슴 벅찬 행복을 노래하며
술 한잔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