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이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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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15:53
세월이 흘러도/ 운월 이 강태
세월이 흘러도 처음 그 마음이
변치 않을 줄 알았더니
오랜 시간이 흐르다 보니
세월이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가는 것이더라
한눈팔지 않고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살아갈 줄 알았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팍팍한 삶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내가 먼저 지쳐감이더라
처음 그 마음처럼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내 것인 내 마음조차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더라
아등바등 살아온 게 후회스러워
무거운 짐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도
때로는 바람에 흔들리고
때로는 욕심에 흔들리며
그렇게 살아지는 게 인생이더라
흔들리는 그네처럼 높이 올라가
먼 산에 걸린 솜털 같은 구름에
한 번쯤 안겼다가 제자리로 돌아와
아픈 추억 하나 가슴 한쪽에 담은 채
그리움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