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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日記)

신하식 1 448 0

일기 (日記)
4월 어느날 (토) 日氣

                              *光月 신 하 식

거지도 그런 거지꼴 없는
4월 일기 치곤 최악입니다 

눈뜨자마자 새벽 창문을 연다
차갑다
바람까지 분다
아침이슬을 머금은
튜울입 꽃 가여워 보였다
황사까지 뒤집어쓰고 

야외결혼식 신부가 우달달
주례사는 어찌 이리도 긴지
신랑이 예복 상의를 벗어 
하얀 면사포 위를 입혀주며
뒷허그를하니
대낮 합방이 되어버렸다 

후득 빗줄기까지 

뜨끈한 갈비탕 한 그릇은
식탁을 찾아간들
이 한 몸 녹이기에 역부족이다 

4월의 꽃 신부 
쓸쓸한 한 송이 튜울입이었다

MP光明180421 

1 Comments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했던가
우리 모두
4월은
내생애 또 다른 이정표였음을